"윤동주 버금가는 민족시인 심연수, 더 많은 관심 가져야죠"

"윤동주 버금가는 민족시인 심연수, 더 많은 관심 가져야죠"

[미션인터뷰] 심연수선양회 이진모 회장
강릉출신 민족시인 심연수 연구 위해 2001년 선양회 시작
2018년 심연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심연수평전' 펴내
"항일민족시인 심연수의 시 세계에 많은 관심 가졌으면"

■ 방송 : 강원영동CBS <미션인터뷰>(주일 10:05~10:30)
■ 채널 : 표준 FM 91.5MHz
■ 진행 : 최진성 아나운서
■ 출연 : 심연수선양회 이진모 회장
심연수선양회 이진모 회장. 최진성 아나운서

 


◇ 최진성> 보석은 채굴 후 아름답게 가공해서 그 가치를 아는 이들에게 널리 퍼트릴 때 그 가치가 더욱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리 지역 출신의 시인의 자료를 모으고 또 매년 정기적인 활동 등을 펼쳐서 시인을 알리는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모임이 있습니다. 심연수선양회 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이진모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진모> 안녕하세요. 저는 강릉장로교회 출석하고 있고요.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양과 교수입니다 . 심연수선양회 회장으로 봉사 하고 있고요. 또 종합문예지 계간아시아문예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 최진성> 현재 심연수선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신데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 이진모> 심연수 시인은 강릉에서 태어났습니다. 1918년 당시 경포면 남곡리 399번지인데요. 태어나서 일곱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서 러시아에 정착했는데요. 러시아에서 5개년 경제계획 이라는 것을 시행하면서 한인들을 중앙 러시아쪽으로 강제이주를 시켰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와서 용정에 정착했던 그런 시인입니다. 강릉에서 출생해서 일제 암흑기에 한글로 작품 활동을 했던 그런 시인인데요. 그 시인을 기리기 위해서 심연수선양회를 조직하고 선양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언제 부터 활동을 시작해 온 건지.

◆ 이진모> 처음 조직 될 때는 2001년 인데요. 그때는 심연수 선양사업 위원회 라는 단체명으로 당시 강릉예총 회장이었던 엄창섭 교수님이 위원장을 맡으시고 진행하다가 저는 2005년에 제 은사님이신 엄창섭 교수님이 간사를 맡아서 진행했으면 좋겠다 해서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고요. 2016년부터 제가 회장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그리고 그때 이름도 심연수 선양사업 위원회에서 심연수선양회로.

◆ 이진모> 그 전 심연수선양사업위원회에는 인적구성이 각 기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육청의 교육과장님이나 시의회 의원님이나 도의회 의원님 이런분들로 구성돼 있던 단체고요.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활동 할 수 있는 분들로 인적 구성도 새로 하면서 심연수선양회라는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 최진성> 심연수 선양회 어떤 활동들을 해 오셨는지.

◆ 이진모> 지금까지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는 심연수 시인이 어떤 분인지 에 대한 학적 연구가 필요하니까요. 매년 학술세미나를 개최해서 학술적인 자료들을 축적해 왔고요 . 그다음에 심연수 시인이 굉장히 생소 하니까 이 시인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심연수전국시낭송대회를 개최해서 시낭송가들도 양산하고 이분들이 모여서 대표시 낭송회를 개최하면서 시민들에게 시를 알리는 그런 역할을 했고요. 또 한편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 다음 세대에게 심연수 시인이 누구인지 알리는 활동 이런 방향으로 쭉 추진해왔습니다.

◇ 최진성> 우리가 흔히 민족시인 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시인들이 있잖아요. 교과서에서도 많이 보고 그 중에서 윤동주 시인 하고도 관련이 있는 분이라고요.
심연수 시인. 이진모 회장 제공

 


◆ 이진모> 윤동주 시인하고 심연수 시인하고 삶의 궤적이 매우 유사합니다. 매우 유사하지만 또 아주 상반된 상대적 위치에 있는 그런 분이기도 하고요. 심인수 시인은 1918년생으로 강릉에서 출생했고 윤동주 시인은 1917년생으로 중국 용정에서 출생했습니다. 심연수 시인이 러시아를 거쳐서 용정에 정착했을 때가 1935년 이에요. 그 당시에 윤동주 시인은 용정에서 생활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윤동주 시인이 평양에 있는 숭실학교를 갔다가 1년 만에 다시 돌어왔거든요. 아무래도 1937년을 전후한 1년 정도는 두 분 다 용정에서 거주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 조사해 보니까 만나지는 못한 것 같고요. 윤동주 시인의 동생과 심연수 시인의 동생이 서로 스크랩도 주고 받는 등 친분이 있었던 걸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면서 한글 문학으로 창작 활동을 했고 또 광복을 앞두고 작고 했다는… 광복을 맞이하지 못하고 작고 했다는 그런 동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진성>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해 오시면서 어려움들은 없으셨는지.
심연수선양회 활동 모습. 이진모 회장 제공

 


◆ 이진모> 심연수 시인을 알리는건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전국민이 이름만 들으면 대강 알 수 있는 시인들, 그런 시인들의 공통점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다는 거죠. 교과서에 실려 있으니까 그걸 공부했던 사람들은 기억하는 거거든요. 물론 요즘은 국어문학 교과서도 검인정교과서라서 한 곳에 실리면 9종 정도 정도 되기 때문에 10분의 1 정도밖에 모릅니다. 그러나 시험에 출제 되고 하니까 유년시절에 청소년 시절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그렇지 않은 시인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좀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도 좀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어떠세요?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 많은 분들의 인식 차이가 있다고 보시는지.

◆ 이진모> 그렇죠. 2010년 이전만 해도 심연수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규모의 항일 민족시인 행사를 개최하면 거기에 어김없이 심연수 시인을 포함합니다. '윤동주에 버금가는 시인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거죠. 지금 사실은 우리 현대시문학사를 보면 1938년 정도부터 1945년까지는 문학의 암흑기입니다. 한글 문학이 단절된 시기거든요. 단절된 시기를 이어 온 것이 윤동주 시인의 시 원고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많은 시를 썼겠지만 그 사람들이 발표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 시들은 그들의 창작 노트에 기록됐다가 사라져 버린 거죠. 그러다가 심연수 시인의 발굴은 우리 민족사의 쾌거죠. 그러니까 심연수 시인은 윤동주 시인을 언급할 때 자주 언급되는 그런 시인으로 자리매김했고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4명을 선정해서 항일 민족시인 행사를 할 때 심연수 시인을 넣었습니다. 그런 걸로 봐서 굉장히 널리 알려지고 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3년 전이었습니다. 2018년에는 심연수 평전을 출판을 하셨어요. 감회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심연수 시인 탄생 100주년에 펴낸 심연수 평전. 이진모 회장 제공

 


◆ 이진모> 심연수 평전은 제가 한 10년 정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없었어요. 평전이라고 내면 그 분의 모든 걸 담아내야 하는데 그 분의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재료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분이 남긴 건 육필원고 하고 일기장 등등 해서 양은 많지만 세세한 부분은 없었거든요. 심연수 시인이 남긴 유고를 보관했던 분이 그 분의 동생입니다. 친동생 심호수 씨란 분인데요. 그분이 그 당시에도 나이가 많았든요. 그 분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또 물어보기도 하고 또 그 이기형 시인이라는 분 한 3, 4년 전에 작고 하셨는데 그 분이 심연수 시인이 일본 유학시절에 같은 하숙방을 썼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찾아가서 상황이 어땠는지 등을 물어보고 했습니다만 심연수 시인이 남긴 육필원고 외에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그 분의 삶을 다 담는다는 건 너무 힘들거든요. 그래서 2018년에 자료가 좀 미비했지만 탄생 100주년이니까 어떻게 하든 내야 되겠다 이런 심정으로 12월에 심연수 평전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에 일러두기에다가 이건 평전이긴 하지만 팩션(Faction)이다. 팩트(Fact)와 픽션(Fiction) 합쳐서 팩션 이런 용어를 씁니다. 이렇게 밝히고 심연수 평전을 냈습니다.

◇ 최진성> 심연수라는 인물도 인물이지만 심연수 시인의 시도 교수님에게 있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 편의 시가 있잖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시가 있으시다면 한 편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진모> 심연수 시인이 남긴 시 원고는 사실 300편이 넘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정리해 보니까 습작했다가 고친 시 또 제목을 바꾼 시 이런 것들이 있었어요. 대략 정리해보면 250편 정도 됩니다.그 중에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시가 좋다 이렇게 생각하는 시가 여러 편 있어요. 그 시들은 대개 어떤 제목이나 시비(詩碑)로 세워지거나 이런 게 여러 개 있습니다' 중국 용정 실험소학교 라는 곳에 가면 '여명'이란 시가 시비로 새겨져서 교정에 세워져 있고요. 또 경포대 산책로 입구에 가면 '눈보라' 라는 시가 새겨져 있고요. 또 제가 아이들 작품을 모아서 출간했던 책에 넣었던 시 제목도 있고요. 그리고 대표 시라고 할 수 있는 시는 '소년아 봄은 오려니' 그 시를 가만히 살펴 보면 광복을 기다리는 그런 민족의 한을 담고 있는 그런 시가 시풍이 느껴집니다.

◇ 최진성> 10년 넘게 20년 가까이 심연수선양회 활동을 하면 여러 행사 자리도 있을 것이고 많은 분들을 만나실 것 같아요. 기억나는 때가 있으시다면.
심연수선양회 활동모습. 이진모 회장 제공

 


◆ 이진모> 제가 처음 심연수선양사업에 발을 디딘 게 2005년인데요. 2005년에 제 나름대로 특별한 행사를 꾸민다고 심연수를 기리기 위해 전국 문인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강릉시청 강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사람도 많이 왔고요. 그때 한국문인협회 신세훈 회장을 비롯해서 작고하신 황금찬시인 이런 원로시인들도 많이 참석하고요. 그래서 심연수가 누군가를 알리면서 시작하는 뜻깊은 일이 있었고요. 그 이후에 청소년문예공모전을 개최해서 문학에 특별히 관심있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모여 와 가지고 문학캠프를 열었던 일 이런것들도 매우 뜻깊은 일이고요. 특별히 2018년에는 심연수 시인이 일본에서 강제징집을 피해서 흑룡강성에 가서 오랫동안 살았거든요. 그때 교사로 일했는데 교사로 일했던 학교가 지금 이제 학교명이 바뀌어서 영안시 조선족 초중학교입니다. 거기 가서 중국학자들과 함께 한중 세미나 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 최진성> 올해도 아마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활동계획 듣고 싶습니다.

◆ 이진모>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코로나 때문에 대중집회는 못 하고요. 그래서 부득이 그 심연수 전국 시낭송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 하고요. 10월 1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찾아가는 심연수 문학 특강을 지난해부터 했는데요. 각 고등학교에서 수요일이 보통 방과후활동을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문학동아리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심연수 시인이 누군지 알리는 그런 활동을 했는데 아주 호응이 좋아서 올해도 강원도의 4개 정도의 고등학교 조금 더 넓히면 대구, 경북권에 가능한 곳이 있으면 하나 더 추가해서 다섯 군데 정도 찾아가서 심연수 시인을 알리고 오려 합니다.

◇ 최진성>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갖고 활동 하고 싶으신지 말씀 듣고 싶습니다.
이진모 회장은 "강릉 출신의 민족시인 심연수 시인을 기억하는데 있어서 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심연수 시인의 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진성 아나운서

 


◆ 이진모> 지금 현재 해오던 일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지금쯤은 교과서에 심연수 시인의 시를 실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4~5년 전에 어느 출판사에서 먼저 의뢰가 온 적이 있어요. '심연수 시인의 시를 5편 선정하고 문제를 출제해서 달라' 참고서에 실어야 되니까요. 그런데 그때는 자신이 없었고요. 지금쯤 실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심연수 시인은 인터넷상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에서 심연수 대표시 이렇게 검색하면 제가 시낭송가들과 제작한 20편의 심연수 시인의 시가 올라와 있습니다. 심연수 시인을 기린다는 것은 심연수 시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니까 심연수 시인의 시에 대해서 관심 가져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 최진성> 심연수선양회 회장 이진모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진모>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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