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 근해자망이 '동해안 오징어' 싹슬이"…어민 '반발'

"서·남해 근해자망이 '동해안 오징어' 싹슬이"…어민 '반발'

강원도연안채낚기강릉시협회와 자망협회 등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징어 싹슬이를 일삼는 근해자망은 당장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사진=강원도연안채낚기강릉시협회 제공)

 

강원 동해안에서 최근 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있는 가운데 남해와 서해지역 근해자망어선들이 원정 조업에 나서면서 동해안 지역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연안채낚기강릉시협회와 자망협회 등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와 남해에서 원정 조업에 나선 근해자망어선들로부터 오징어를 보호하고 어업인 생존권을 사수해야 한다"며 "오징어 싹슬이를 일삼는 근해자망은 당장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강원도연안채낚기연합회 윤국진 회장은 "근해자망어선들은 서해나 남해에서 조기를 잡는 배들이지만, 올해 오징어가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니까 이쪽으로 올라와 조업을 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쯤부터 15척 가량의 어선들이 오징어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해자망어선들은 그물도 길고 조업 방식도 일반 자망어선이나 채낚기 어선하고는 틀리다"며 "수심에 맞춰 그물을 치는 어법을 사용해 오징어를 싹슬이 하고 있어, 이 어선들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오징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근해자망어선의 오징어 조업은 합법적이어서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윤 회장은 "근해자망어선들이 싹슬이 하면서 모처럼 돌아온 오징어의 자원 고갈도 걱정이 된다"며 "이 어선들이 항구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 오징어를 팔지 못하게 하면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어민들 스스로가 입항을 거부하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현재 근해자망어선의 오징어 조업을 제재할 방법이 없어 정말 안타깝다"며 "어민들의 고심이 큰 만큼 해양수산부에 법령 개정을 통해 제도화 시켜달라고 건의도 했지만,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근해자망어선이 여기까지 와서 조업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조업을 제재할 수는 없지만, 어구 사용 준수사항에 대한 단속은 할 수 있어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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