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역사 다시 되새긴다…속초 '대포항' 기념관 추진

지워진 역사 다시 되새긴다…속초 '대포항' 기념관 추진

속초시 올해 처음으로 대포만세운동 재현행사 개최

2019년 속초 대포항은 음식점들만 즐비해 있을 뿐 100년 전 '그날'의 역사를 되새길 만한 기록은 없다. (사진=유선희 기자)

 

지금은 관광지로 더 유명해 100년 전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는 강원 속초시 대포항에서 이제 역사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속초시는 옛 대포항개발사업소 위치에 대포만세운동 기념관을 건립하고, 대포항 입구 7번 국도변에 기념비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포항은 기미년(1919년) 만세운동의 거점 지역이자 20년대 대중운동의 광장 역할을 했음에도 현재 아무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CBS노컷뉴스 3월 8일, 역사의 장소, 지워진 기억…속초 '대포항'을 가다).

1918년 9월 24일 일본인이 발간한 부산일보에 실린 대포항. (사진자료=국립중앙도서관)

 

대포항은 기미 만세 독립운동이 벌어진 1910년보다 1년 전인 1909년 2월 개항했다. 대포항은 37년 동해 북부선이 생기기 전까지 가장 유력한 교통 편이었다.

1919년 3월 만세운동이 벌어지자 개성 호수돈여학교에서 공부하던 조화벽 지사가 독립선언서 필사본을 버선 속에 숨겨 양양으로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대포항이 개항한 덕분이다.

만약 대포항이 없었다면, 독립선언서 전달은 더 늦어져 조화벽 지사를 주축으로 하는 세력은 힘을 모으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속초향토문화원에서는 "개항 110주년과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대포항을 '기억의 장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1909년 2월 7일 대한매일신보 2면3단에 실린 것으로 동해선로(대포~원산) 개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사진자료=국립중앙도서관)

 

속초시가 대포만세운동 기념관과 기념비를 건립한다고 밝힘에 따라 주민들은 이제 대포의 역사와 변천사를 가슴이 아닌 '눈'으로 직접 되새길 수 있게 됐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대포만세운동 첫 재현행사를 시작으로 대포만세운동 기념관과 기념비를 건립해 역사적 의미를 깊이 되새기겠다"며 "매년 4월 5일 기념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종현 속초시의장은 "그동안 3·1절 기념행사가 속초지역에서 개최되지 않고 있었는데 앞으로 기념행사를 매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속초시는 지난 22일 대포항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 500여명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대포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2일 속초시 대포항 일대에서 대포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개최됐다. (사진=속초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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