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책임에 '무릎 꿇은' 한전 사장…이달 말까지 실무TF 구성

산불 책임에 '무릎 꿇은' 한전 사장…이달 말까지 실무TF 구성

주민들 "한전은 전신주 관리 계획도 설명해야" 비판
2004년 속초 청대산 산불 고압선 절단…주민들 '트라우마'

이번 산불 사고로 숨진 김모(58)씨의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 뜻을 밝히고 있는 한전 김종갑 사장. (사진=이재민 제공)

 

강원 고성·속초 산불 발생 20일 만에 피해 이재민들을 만난 한국전력공사 김종갑 사장이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 사장은 24일 오전 10시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와 토성농협에서 피해 이재민들을 만나 "이번 산불이 한전 설비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한전 속초지사로 이동한 김 사장은 이번 산불 사고로 숨진 김모(58)씨의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 뜻을 밝혔다.

또 한전 측은 이날 오전 산불 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진행한 비공개 면담에서 실무전담 TF(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일기 비대위원장은 "한전은 이달 안으로 한전 속초지사 2층에 실무전담 TF팀을 구성해 산불 피해 이해당사자들 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비대위는 피해금액을 산출해서 협상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담 결과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한전에서 진작에 왔어야 했는데 너무 늦은 것은 분명 잘못됐다"면서도 "일단은 TF팀이 구성되는 만큼 배상까지 잘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24일 오전 고성군 토성농협에서 한전 김종갑 사장과 산불 피해 비대위와 만나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사진=유선희 기자)

 

이런 가운데 한전은 이날 고성과 속초지역을 돌면서 사과 뜻과 손해배상에 대한 조치에 대해 언급했지만, 정작 안전점검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재민 이성주(53)씨는 "속초는 지난 2004년 청대산에서 산불이 났는데, 원인이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해 지역민들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산불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며 "한전은 전신주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재민 이현주(여.50)씨도 "주민들은 혹시나 또 전신주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당장 발등에 불을 끄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전신주 관리와 안전점검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23일 한전 속초·강릉지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성·속초 산불 원인 수사는 오는 5월 중순쯤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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